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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자유: 아마티아 센, 에리히 프롬, 로버트 새폴스키

by nomaddamon 2024. 12. 27.

1. 아마티아 센과 에리히 프롬: 자유의 상반된 초점

 (1) 
아마티아 : “발전은 자유의 확장
아마티아 (Amartya Sen) <자유로서의 발전>에서 개인의 역량(capabilities)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것이 발전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GDP 같은 양적 지표가 높아도교육·보건·인권 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아니라고 본다센은 자유를 크게 도구적 자유(정치·경제적 참여 가능성) 목적적 자유(인간이 스스로 삶을 설계하는 존엄성) 구분하여 모두를 충족해야 ‘자유로운 발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2) 
에리히 프롬: “자유는 심리적 부담이   있다
반면 에리히 프롬(Erich Fromm)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자유가  해방적이지만은 않다고 본다개인이 자유의 책임과 불안을 견디지 못하면권위주의나 파괴성기계적 동조로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길을 택할  있다는 것이다.  
프롬의 분석은 전체주의가 번성하던 20세기 초중반 유럽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되었으며개인이 심리적·사회적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기도 한다는 통찰을 던져준다.

 2. 
신경과학자 로버트 새폴스키의 통찰자유와 동서양의 인지·유전적 차이

 (1) 
새폴스키와 인지 방식의 차이
로버트 새폴스키(Robert Sapolsky)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활동하는 신경과학자이자 생물학자로인간의 행동·심리·유전학이 어떻게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지 폭넓게 연구해왔다그의 관점에 따르면서구인과 동아시아인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서부터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 “
서구인은 정보를   집중된 방식으로 처리하는  비해 동아시아인은 보다 전체적인 방식으로 처리한다.”

이는 동서양  인지 스타일 차이에 관한 다양한 심리학 실험과도 일치하는데,  
서구인은 대상을 분석적(analytical)으로 접근하여 개별 요소를 분해하고,  
동아시아인은 맥락과 관계를 중시하는 총체적(holistic) 방식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자유에 대한 태도 연관성
서구인개인의 자유를  개별적 선택과 자율권의 극대화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동아시아인자유를 ‘사회적 관계 ‘조화’ 속에서 이해하며집단적 유대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따라서 공동체와 충돌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으로 여겨질  있다.

 (2) 7R 
변이체유전학이 말해주는 차이
새폴스키가 주목하는  다른 중요한 차이는 7R 변이체의 빈도이다.  
> “
유럽인과 유럽계 미국인의  23% 7R 변이체를 갖고 있다동아시아인은 겨우 1%만이 갖고 있다.”  
> “
동아시아의 문화적 집단주의는 7R 변이체를 도태시키는 선택압과 함께 공진화했다.”

 7R 
변이체란?
- 7R 
변이체는 도파민 수용체를 코딩하는 DRD4 유전자의 변형 가운데 하나로일반적으로 ‘새로움 추구(novelty seeking)’ 경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변이체를 가진 사람은 새로운 자극·경험에 대한 흥미가 강하고모험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된다.

 
문화·유전적 공진화
서구인( 23%): 7R 변이체가 상대적으로 흔하므로개인주의적·모험적 성향을 강화하는 문화적 선택압이 작동하기 쉬웠다.  
동아시아인( 1%): 7R 변이체가 낮은 빈도로 나타나며동시에 집단의 조화와 질서를 중시하는 문화가 함께 발전했다이는 ‘자유 서구적 맥락과는 다른 의미로 정착될  있음을 시사한다.

 3. 
동아시아와 서구의 자유관·프롬·새폴스키를 중심으로  통합적 해석

 (1) 
센의 ‘자유 확장 동아시아적 맥락
아마티아 센이 강조하는 ‘자유 확장’(capabilities 증진) 서구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율과 권리를 극대화하는 흐름과  어울린다반면 동아시아에서는 강력한 정부 주도 정책(한국·싱가포르의 고도성장기)이나 가족·집단 중심의 의사결정이 개인의 불안을 완화하는 장치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동아시아인은 센이 말하는 ‘도구적 자유’(교육·복지·의료 혜택) 중시하면서도그것이 개인주의적 가치 실현으로 직결되기보다는집단  조화와 상호 부양을 통해 달성하는 경향이  강할  있다.

 (2)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동서양의 차이
프롬이 말하는 ‘자유의 심리적 부담 동서양 모두에 적용되지만 표출 방식이 다를  있다.  
서구 맥락경쟁적 환경에서 개인은 온전히 스스로의 선택과 책임을 떠안는다극도의 불안을 견디지 못할 경우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지지하거나 극단적 이념에 매달리는 방식으로 자유를 포기하기도 한다.  
동아시아 맥락개인주의적 ‘자유 요구받는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자유로부터 오는 고립감이나 ‘책임감 덜한 편일  있다그러나 반대로 집단주의적 압박이 커서애초에 기계적 동조가 자연스러운 사회적 미덕처럼 자리 잡아 개인의 창의성·자율성을 억압하기도 한다.

 (3) 
새폴스키 관점의 의의
새폴스키의 연구는동아시아 문화적 집단주의와 낮은 7R 변이체 비율이 상호 공진화해 왔음을 시사한다. ‘자유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모험을 즐기는 경향이 유전자·문화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되었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인에게 ‘자유 집단 안에서의 안정과 조화를 전제하는 형태로 체감될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센이 말하는 ‘역량 확장개인주의적 혁신을 추구하기보다 집단과의 상생을 통해 달성하려는 방향으로 해석될  있으며프롬이 우려하는 ‘자유의 무게’ 역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있다.

 4. 
비판적 고찰과 미래적 함의

1. 
서구 중심 자유담론의 보편성 문제  
   - 
기존 자유담론은 대체로 서구의 역사·문화·사상적 맥락(개인주의자율권 중심) 전제로 한다.  
   - 
동아시아나아가 다른 지역에서의 문화·유전적 다양성을 고려하면, ‘자유 동일한 방식으로 정의하고 추구하는 것이 어려울  있다.

2. 
프롬과 새폴스키의 결합적 시사점  
   - 
프롬은 ‘자유의 부담 강조하며사람들이 불안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자유를 포기한다고 본다.  
   - 
새폴스키는 신경과학·유전학 관점에서어떤 인구 집단이 이러한 부담에  취약하거나 혹은  자연스럽게 순응하도록 이끄는 메커니즘이 존재할  있음을 보여준다.

3.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균형  
   - 
동아시아의 집단주의는 높은 수준의 사회적 안정과 상호 책임을 장려할  있지만개인의 창의성과 자율권을 제약할 위험도 있다.  
   - 
서구의 개인주의는 개인적 권리를 보장하지만개인이 ‘자유 무게를 온전히 지는 만큼 심리적 취약성이나 사회적 분열이 나타날  있다.  
   - 
따라서 센이 강조하는 ‘역량 확장 단순히 ‘개인에게 자유를 많이 부여하자 차원을 넘어공동체적 측면과 개인적 자율성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적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

 5. 
결론자유의 문화·유전적 다면성

<
자유로서의 발전>() <자유로부터의 도피>(프롬) 자유가 구조적·심리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보여준다여기에 신경과학자 로버트 새폴스키가 제시한 문화·유전적 차이가 더해지면자유는 결코 보편적·획일적 개념이 아님을 더욱 명확히 인식할  있다.

서구 맥락비교적 높은 7R 변이체 비율 + 개인주의 전통 → 자유를 모험·개인적 성취로 인식  
동아시아 맥락낮은 7R 변이체 비율 + 집단주의 전통 → 자유를 집단 안에서의 조화와 안정을 전제하는 방식으로 체감  

따라서 센의 이론을 적용할 다양한 문화권의 역량(capabilities) 확장은 동일한 방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우선순위와 제도적 방안을 가질  있다프롬이 우려하는 ‘자유의 책임과 불안’ 또한 문화·유전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있다.

결론적으로, ‘자유 논할 때는 제도·경제적 차원() 심리·사회적 차원(프롬) 아니라신경과학·유전학적 차원(새폴스키)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이를 통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인간 존엄과 잠재력 실현에 가까워질  있을 것이며 문화와 개인이 처한 다양한 맥락 속에서 자유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이고 유연한 해답을 찾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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