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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카토, 결정이론, 데이터사이언스

by nomaddamon 2024. 12. 14.

**마리아나 마추카토(Mariana Mazzucato)**는 공공부문이 단순히 안정성을 유지하는 관리자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안정과 위험 회피를 넘어, 스스로 혁신의 주체가 되어 가치를 창출하고 필요한 순간 과감히 결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을 외부에 맡기는 관행을 비판하며, 공공부문이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체계적인 훈련과 적절한 조직문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주장은 데이터와 과학적 의사결정의 중요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댄 애리얼리(Dan Ariely)**의 연구는 인간 의사결정이 얼마나 비합리적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데이터 기반 접근은 이를 보완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자체로는 부족합니다. 실행으로 옮길 결단력이 없다면, 아무리 정교한 데이터라도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1. 위험 감수와 결단력

혁신은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실행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려는 결단에서 시작됩니다. 데이터 분석이 아무리 정교해도 결단이 부족하면 계획에 머무를 뿐입니다. 마추카토는 디지털 플랫폼 정책, 에너지 전환 등 대규모 사업에서 공공부문이 선도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프로젝트는 다중 이해관계자와 정치적 리스크가 얽혀 있어 단순히 데이터를 기반으로만 최종 결정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궁극적으로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정책결정자의 결단력입니다. 데이터는 이를 뒷받침하는 도구일 뿐, 실행의 주체는 결단입니다. 공공부문의 혁신적 역할을 현실로 만드는 핵심은 바로 이 결단력에 달려 있습니다.

2. 불확실성을 줄이는 연구: 정보의 가치(VOI)

결단력이 중요하지만, 충분한 정보 없이 내린 결단은 무모한 도박이 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와 데이터 수집이 필수적입니다. 여기서 정보의 가치(VOI, Value of Information)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VOI는 추가로 획득한 정보가 의사결정의 질을 얼마나 개선하는지 평가하는 개념입니다. 이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상 예측 모델에서 위성 데이터를 확보하면 재난 대응 정확도가 얼마나 개선될지 VOI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예상 효과가 데이터 수집·분석 비용을 상회한다면 이를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팬데믹 대응에서도 추가 감염 데이터를 분석해 백신 배포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VOI는 정보가 실제로 얼마나 실행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측정하도록 돕습니다.

결국, VOI를 통해 공공부문은 데이터 수집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불확실성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결단력과 조화를 이루게 합니다.

3. 불가항력에서 통제 가능한 확률로

과거에는 불가항력으로 여겨지던 영역들도 데이터와 연구를 통해 점차 통제 가능한 확률로 변하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는 한때 예측 불가능한 재난으로 치부되었지만, 오늘날 기상 데이터와 통계 모델은 재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팬데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머신러닝과 AI 모델은 확진 추세와 확산 경로를 예측하며, 이를 통해 자원 배분과 긴급 대응 체계 설계를 한층 정교하게 만듭니다. 이는 공공부문이 직관에 의존하던 과거를 넘어 데이터 중심의 과학적 접근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4. 결단력과 데이터의 조화

데이터와 결단력은 상호 보완적입니다. 데이터가 부족하면 결단은 도박이 되고, 결단이 없다면 데이터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완벽한 데이터를 기다리며 결정을 미루는 것도 기회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팀과 의사결정권자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합니다. 분석팀은 리스크를 정량화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리더는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이 과정에서 VOI는 데이터의 유용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피드백 루프는 결단 결과를 점검하며 보완할 수 있게 만듭니다.

5. 지속 가능한 공공부문과 확장 가능성

마추카토의 주장은 공공부문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데이터와 결단력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접근은 민간 투자, 신제품 출시, 안전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기업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 전략을 수립하고, 재난 관리 기관은 예측 모델을 활용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합니다.

결국, 불확실성을 줄이고 데이터를 실행으로 연결하며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공공부문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마추카토가 말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공공부문’**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실현될 것입니다.

참고문헌
1. Mazzucato, M. (2018). The Entrepreneurial State: Debunking Public vs. Private Sector Myths. Penguin Books.
2. Kahneman, D. (2011). Thinking, Fast and Slow.
3. Ariely, D. (2008). Predictably Irrational: The Hidden Forces That Shape Our Decisions. HarperCollins.
4. Howard, R. A. (1966). “Information Value Theory”. IEEE Transactions on Systems Science and Cybernetics.